암환자는 병원을 어떻게 선택해야 할까? 1017 2021.02.22

글쓴이 김사랑 새숨병원 진료원장 

 

저자 본인은 지역거점병원에서 인턴을 수료하였으며, 흔히 국내 TOP5병원이라 불리는 곳 중 한 곳에서 레지던트 수련을 마친 전문의이다. 의사로서 살다 보면, 그리 친하지 않은 친구, 먼 친척, 엄마 친구, 엄마 친구의 친구까지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문의 전화를 받게 된다.

 

그 중 반복되는 문의 중 하나가, 본인 혹은 본인의 가족이 암에 걸렸는데 항암방사선치료를 받을지, 집에 머무를지 요양병원에서 지낼지, 암환자에 좋다는 건강식품 무엇이 있다는데 먹어도 되는지 등과 더불어 병원 선정에 대한 것이다.

 

저자는 수없이 받아온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글을 쓰게 되었다.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린다는 시대에서 가족 친지 중 암환자 한 명 없는 사람은 찾기 힘든 세상이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이러한 달갑지 않은 상황에 놓이며, 의사의 조언이 절실하다. 이글이 힘든 상황에 놓인 그대의 선택에 도움이 되길 소망하며,

 

1)    병원 선택 시 고려사항- 우선순위 정하기


모든 선택지에는 장단점이 있다.

보통 특정 암 명의로 유명한 교수님에게 수술을 받고 진료를 받고자 하면, 병원이 거주지에서 먼 곳임에도 찾아가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수술 받기까지 수개월이 넘게 대기해야 하며, 정기 외래진료때마다 몇 시간씩 대기해야 함은 물론, 3분 진료도 감지덕지하게 될 것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병원에서 치료받게 될 경우, 각종 검사와 치료 일정이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고, 외래 진료나 검사때마다 대기시간도 적고 환경도 쾌적할 확률이 높다.

 

아래는 병원 선정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들 중 놓치기 쉬운 사항들을 나열한 것이다.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치료받는 동안 환자 본인과 가족에게 더 중요하고 민감한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병원 선택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A.    초진 진료, 수술까지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가


유명한 병원, 유명한 의사일수록 초진 진료, 수술 날짜를 잡는데 한참의 기다림이 필요하다. 병원, 의사마다 다르기는 하겠지만, 6개월 이상 기다려야 수술받을 수 있는 경우도 흔하다.

 

예를 들어, 갑상선 유두암처럼 암의 증식, 전이가 느린 암의 경우 수술 시기를 서두르지 않아도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암이 더 커지고 퍼지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수개월을 기다려 유명 의사에게 치료받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 할 수 없다.

 

B.    매번 외래 진료와 검사에서 얼마나 대기해야 하나

암 수술 받고 항암방사선치료가 종료한 후에도 꽤 오랫동안 자주 병원에 가서 검사와 외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처음에는 유명한 병원의 유명 의사에게 진료받기 위해서는 대기 시간 정도는 별 상관없다고 생각하며 우선 순위에서 무시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하지만 암 환자의 경우 일반인들보다 체력, 면역력이 모두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힘든 몸을 이끌고, 감염의 위험 속에서 장시간 대기한다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는 이것을 감수하고서도 기꺼이 유명 병원, 의사에게 치료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나에게는 진료 편의성, 병원 환경의 쾌적함이 더 중요한가 고민해 보아야 한다.

 

C.    집에서 병원까지 거리 소요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D.    병원까지 이동 수단은 무엇이며, 동행 보호자가 있는가

E.     병원 근처에 자녀 집 등 편하게 머물 곳이 있는가


마침 내가 걸린 암 치료로 유명한 병원이 우리 집 앞에 있다면 너무나 행운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가 서울에 와서 치료받게 되는 경우가 그러하다.

처음 암 진단을 받으면, 환자와 보호자 모두 당장 놀란 마음에 간과하고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부분이다. 하지만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 수술받고 퇴원한 후에도 외래 추적검사와 진료와 한동안 자주 병원에 와야 하며, 특히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더욱 중요하다.

 

고령인 암환자의 경우, 매번 타 지역까지 부모님을 병원에 모시고 다닐 수 있는 스케줄이 되는 자녀 등 주 보호자가 없는 경우에는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항암, 방사선 치료 기간 중에는 대형병원 근처 요양병원에 입원하여 머무는 방법도 있긴 하니 고려해 볼만 하다.

 

2) 지역 거점 병원 vs 국내(서울) TOP5 병원


지방에 거주하는 환자와 보호자의 경우,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 등 각 지방을 대표하는 지역 거점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지, 허울로 올라와서 소위 국내 TOP5 병원(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서울아산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 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지 고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전남대 병원, 경북대병원과 같은 대표적인 지역 거점 병원의 경우 지방이라 하더라도 결코 그 수준이 떨어지지 않는다. 환자 수, 케이스의 다양성 등 경험면에서 뒤쳐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서울에 있는 병원 중 위에서 언급한 국내TOP5병원을 제외한 서울의 병원들은 대학병원임에도 불구하고 암 환자 치료 경험이 지역 거점 병원 대비 훨씬 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서울, 수도권에 거주하는 함 환자들은 대부분 TOP5병원에 몰리기 때문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암 치료는 완치판정을 받을 때까지 최소 5년이 걸리는 긴 과정이고, 생각보다 병원과 거주지의 근접성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에는 멀어도 충분히 다닐 수 있을 것이라 여기고 거주지와 먼 서울 병원을 선택하여 치료를 받다가, 먼 거리를 오가며 치료를 받는 것이 힘들어 도중에 병원을 옮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수술은 서울 소재 병원에서 받고, 항암방사선치료는 거주지 소재 지방 병원에서 받는 경우들도 흔한데, 이 경우 환자는 모든 수술 기록, 영상 검사, 병리 검사, 혈액검사 기록지 등 그간의 기록을 모두 옮겨야 하고, 계획했던 진료 연속성이 깨지게 되므로 전혀 추진하지 않는다.

 

본인이 선택한 경우가 아니라, 보호자 가족이 의견을 피력하여 먼 병원을 선택한 경우 특히나 환자, 보호자 모두 중간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당장 가족이 암이라는 중한 병을 진단받으면, 가장 크고 유명한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고 싶은 마음이라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수술 후 급격히 악화된 체력 상태로 장거리를 이동하고 장시간 대기해서 진료받고 또 다시 집까지 먼 길을 돌아와야 하는 환자를 보면, 자신의 잘못된 선택이 괜히 환자를 더 힘들게 만든 건 아닐까 후회하게 될 확률이 높다.

 

이런 부분도 처음부터 고심해서 병원을 결정하지 않으면, 중간에 병원을 옮겨야 하는 곤란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3) 국내 (서울) TOP5 병원별 특징

각 암 종류별로, 진료과 별로, 진료과 안에서도 의사별로 모두 다르나 대략적인 특징을 서술해본다.

 

A.    서울대병원

암 치료는 수술은 외과, 항암치료는 내과, 방사선치료는 방사선종양학과, CT, MRI등 영상검사는 영상의학과, 조직검사는 병리학과 등 여러 과에서 통합적으로 이뤄지는데, 전반적으로 모든 과 수준이 우수하다. 수술이나 항암치료 등으로 입원치료 하게 되는 경우, 사실 교수님보다 주치의인 레지던트를 더 많이 만나게 되는데 전반적으로 수준이 뛰어나다. 고질적으로 병실이 부족하여 암 수술 후에도 수일내에 조기 퇴원해야 한다. 검사, 입원, 수술, 외래 진료 모두 대기시간이 길고 예약 잡기가 어렵다. 본원(혜화)은 시설이 낙후되어 있어 병원 환경이 쾌적하지 못하다. 분당 서울대병원은 시설적인 면에서 우수하다.

 

B.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자본력으로 명의, 유명 의료진이 많이 포진해 있으며, VIP 시설 등 서비스적인 면에서 서울대보다 낫다고 평가된다. 세부적인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삼성서울병원은 항암치료 등을 담당하는 내과계가 강세이고 서울아산병원은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계가 유명하다.

 

C.     신촌세브란스병원

역사가 오래되고 전통적으로 신뢰할 만하며, 위치상 서울 서부권에 거주하는 환자가 치료받기에 좋다.

 

D.    서울성모병원

소아 백혈병 등 특정 암에서 유명하며, 위치상 강남 한복판에 위치하고, 지하철 이용이 용이하다.

 

E.     국립암센터

암 전문 병원 답게 암 조기진단을 위한 검진부터 항암, 방사선치료, 이어서 호스피스 치료까지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받을 수 있어, 일산 근처 거주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4. 끝맺는 말.

저자가 의사로서 많은 환자와 보호자들을 만나고 경험한 바와 함께, 본인 역시 암환자의 가족으로서 경험해본 바에 의하면, 환자가 완치판정을 받고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는 이상 어떤 선택에도 후회는 남기 마련이다. 결과가 안 좋으면, 수술과 항암방사선치료 등 적극적으로 치료받은 경우에도 괜히 환자 고생만 시켰나 후회가 들고, 충분히 상의하여 항암방사선치료는 안 받기로 한 경우에도 항암방사선치료를 받았어야 했나 후회가 든다.

 

병원 선정 역시 그러하다병원 선정 때문에 치료 결과가 달라지는 것 보다, 치료 결과에 의해서 병원 선택이라는 과거의 결정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는 바가 크다. 환자와 보호자 모두 암 치료라는 긴 여정동안 좀 더 편안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선택할 수 있길 바란다. 모두 건강하길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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